#A5. 합격은 언제나 설렌다.

1. 나 다시 대학생 됬어~!

 

비록 학교에 편입학하기 위해서 별다른 노력을 한 것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무사히 편입학에 합격했다는 통지가 날아오니 기분이 좋았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는 사람 중에서 설레고 두근거리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이제 정말 시작한다는 심정으로 학교의 커리큘럼도 꼼꼼히 살펴보고 앞으로 각 학기마다 어떤 과목을 언제 들을지 계획을 세워봤다. 책을 사기만 해도 공부를 마치 어느 정도 한 기분이 드는 것처럼 이제 겨우 합격을 했을 뿐인데 마치 어느 정도 진도가 나간 것 마냥 컴퓨터과학이라는 전공에 친근함이 들기 시작했다. 

 

홈페이지 구석구석을 보면서 학교 캠퍼스는 어디에 있고, 강의는 어떻게 듣고, 시험은 어떻게 보는지 하나씩 확인했다. 오픈 유니버시티이다 보니 학생들과는 어떤 식으로 만나서 교류할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딱히 학교의 정규 과정 상에는 학생들끼리 만날만한 꺼리가 안보였다. 출석수업도 온라인으로 진행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러면 정말 학교를 다니면서 나 혼자 인터넷으로 강의만 듣게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학생 활동은 학생회와 학과 스터디가 있어서 여기는 어떤 사람들이 모여서 무얼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

 

 

2. 나 이제 컴퓨터과학과 전공이야~!

 

다시 스무살이라도 된 것처럼 학교 전공에 막연한 기대감이 생기면서 교육 내용을 하나씩 보다보니 설렘으로 두근두근거렸던 마음이 당황함으로 쿵쿵 거리기 시작했다. 교육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프로그래밍 분야

- C, C++, Java, 프로그래밍 언어론, 컴파일러 구성, Visual C++, JSP

 

2. 시스템 분야

- 컴퓨터의 이해, 컴퓨터 과학기초, 운영체제, UNIX 시스템, 정보통신망

 

3. 자료운영 분야

- 자료구조,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공학, 알고리즘

 

4. 하드웨어 분야

- 디지털 논리회로, 컴퓨터 구조

 

5. 컴퓨터과학 응용분야

- 인터넷서비스, HTML웹프로그래밍, HTML5, 컴퓨터 그래픽스, 시뮬레이션, 인공지능, 멀티미디어 시스템, 유비쿼터스 컴퓨팅 개론, 컴퓨터 보안, 모바일앱프로그래밍, 클라우드 컴퓨팅

 

6. 전산수학 분야

- 이산수학, 선형대수

 

이제 조금씩 이전에 그렇게 아스라하게 느꼈던 '실체'라는 것에 가까워지고 있어서일까. 이 생소하고 낯선 용어들이 내 전공이 되었다는 아이같은 설렘은 차츰 옅어지고 이제 이 과목들을 공부하며 실습을 하고 시험을 치르는 과정의 문을 나 스스로 열었다는 것에 당혹감과 난감함이 들기 시작했다. 아... 난 중국어와 일본어를 같이 공부하고 싶었을 뿐인데... ㅋㅋㅋㅋ ㅠㅠ 왜지? 왜 어느새 이런 길 위에 서있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