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 Growth

Code today, Lead tomorrow

B. Growth Log

#B2. Baro Data의 기획안이 개발회의에서 구체화되다.

Urban Techy 2024. 8. 10. 23:58

1. 개발 회의가 시작되었다.  

 

개발자 두 명과 함께 기획을 시작했다. 우리 모임의 특성 상 직접 만나기보다는 온라인으로 밤 중에 미팅을 진행했는데 낮에 할 일을 다 하고 밤에 쉬지 않고 무언가 또 만들어낸다는 것에 동의해서 우리 프로젝트를 함께 해주는 동료들이 다시금 고마웠다. 주요 개발 멤버는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시간을 착각했다며 회의에 얼른 들어오겠다고 했는데 다음부터는 더 여유있게 좀 더 늦은 시간에 미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줌 미팅을 통해 드디어 우리 멤버 세 명이 만났고, 기획을 시작한 내가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이 어떤 페이지의 어떤 정보를 어떤 식으로 확인하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른 멤버들은 이미 팀빌딩 때도 대충 아이템에 관해서는 이해를 했지만 다시금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도 그게 그렇게 어려운 기술이라거나 복잡한 내용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크롤링을 원하는 서비스의 데이터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인지, 가능하다면 크롤링을 할 때 어떤 식으로 가져와서 이용자의 눈 앞에 보여줄 것인지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아, 그렇지 그렇지. 이게 이제 아이디어 단계에서 개발 단계로 넘어가는거지' 싶었다. 

 

일하다가 가장 급하게 필요했던 데이터는 업체들이 네이버 지도 서비스에 직접 등록해서 이용자가 확인할 수 있는 업체들의 상호명과 주소, 연락처였다. 더 이상 영업을 하지 않는 몇 몇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현재 운영 중인 사업자들이기 때문에 내가 학원을 찾든, 병원을 찾든, 공인중개사를 찾든 당장 연락을 할 수 있는 사업자를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정보들을 수집한 후에는 이제 네이버 부동산 서비스로 넘어가서 요즘에 어느 지역에 어떤 매물이 나와있는지를 검색해서 수집해보려는 심산이었다.

 

그리고 점점 데이터 수집의 범위를 넓혀서 기존에 거래가 된 매물들의 실거래가를 확인하던지, 현재 경매가 진행되는 건들을 확인한다던지 하는 보다 본격적인 업무 범위의 작업을 하고 싶었다. 내가 필요한 내용들은 이번 한 달 정도의 시간에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분량이고, 그게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 후에 다음 프로젝트도 상황을 봐서 진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나누며 일단 이번에 만들어내기로 하는 범위에 대해서는 마무리를 지었다. 

 


 

 

2. 그런데 개발회의는 외국어로 하는건가요? 

 

그동안 회사를 운영하면서 필요한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개발자와 디자이너, 운영 매니저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프로젝트 진행 일정을 정하고 매 번 회의에서 진행된 내용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번에는 거기서 한단계 더 개발 프로젝트 답게 개발자들의 회의로 깊숙히 들어가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논의하는 회의에 같이 참여하는 것이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 

 

프로그램의 기획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되자마자 바로 개발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뭐가 갑자기 모니터에서 이런저런 페이지가 나타났다 사라지고, 이 화면에서 저 화면으로 바뀌고 하더니 찬구님이 페이지를 한 번에 가져오는 방법에 대해서 얘기를 하다가 대천님이 뭔가 감을 잡아가는 듯 하다가 둘이서 뭐라고 뭐라고 얘기를 열심히 진행했다. 개발자들의 미팅에 직접 들어가서 구체적인 논의에 참여하는 것은 정말 처음이었네. 

 

나는 어느샌가 이 이야기에서 몽롱해지더니 이게 지금 한국어인가 영어인가 그리스어인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일단 개발 프로그래밍 상의 용어와 개발 프로세스에서의 단계와 프로젝트의 내용과 이 모든 것들을 사용하는 툴들과 방식에 대해서 정말 하나도 아는 게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생생하게 느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괴감이 들거나 난감한 마음이 든다기 보다는 오히려 약간 쾌감이 느껴졌다.

 

지금은 쥐뿔도 모르지만 이렇게 몇 번만 계속 참여하면 귀에 뭐 단어 하나씩이라도 더 들어오겠지. 귀동냥을 하면서 얻게 되는 내용들이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나한테도 더 익숙해지겠지 싶으니까 책 하나를 서점에서 꺼내 사고 나오면서 마치 그 책을 다 읽은 사람의 심정으로 기뻐하는 것처럼 개발 미팅 한 번 같이 참여했다고 내가 무슨 개발자가 이미 되기라도 한 것 마냥 기분이 싱글벙글 좋더라.